고등학교 수학여행

인생 뭐 별거없다
BY 에이바

저번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학교에서 남해로 고등학교 오리엔테이션 겸의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매년 중3들이 고1되면 가는것인데, 두모마을과 다랭이 마을이라는 작고 아담한 시골마을에서 여러 체험과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여행이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직접 마을에 벽화도 그리는 봉사활동도 했다는데... 요즘은 없어졌다 ㅠㅠ

이런 걸 해본 적은 딱히 없지만 후기...? 를 써 보려 한다. :)

일단 월요일 아침 4:30에 일어나서 학교에 부랴부랴 도착해 거기서부터 버스를 타고 약 6시간 동안(휴게소 2곳 포함) 달려 남해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에서 남쪽 바다의 첫인상.

먼저 간 곳은 처음 2박 3일동안 있었던 두모 마을.

계곡은 참 차갑고 좋더이다. 맨발로 들어갔다고 선생님한테 야단맞긴 했지만

첫날은 마을 어르신들을 도와드리는 봉사활동을 했다. 이장님이 우리를 5~6명의 조로 나누고 할머니/할아버지들께 한 조씩 붙여 주셨는데, 우리 조는 무려 91세의 마을 연장자 할머님과 세 시간을 보내는 신비한(?) 경험을 했다.

다른 조들은 다들 마당 쓸고 집 치우고 설거지 하고... 일했다는데... 우리는 할머님께서 평소 많이 외로우셨는지, 할머님 댁으로 가자마자 작은 마루에 꼭꼭 들어앉아 말동무를 해 달라고 하셨다. 그 후로도 대여섯 번 집안일 도와드릴 것이 없는지 여쭤보았지만, 할머니는 손사래를 치시며 자고 가라고 농담까지 하셨다. 뭔가 마음 한구석이 저릿했다. 언젠가 다시 한 번 꼭 찾아뵈고 싶다.

 

두모 마을에서 한 밤 자고 둘째날은 금산을 올랐다.

어으.. 보기만 해도 힘들어...

하지만 뷰는 매우 괜찮다. 올라가다가 작은 터널 비슷한 동굴이 나와서 신기하기도 했고...

먼저 올라가셨다가 하산하시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간간이 해주시는 응원을 들으며 왔....지만 우리가 온 길이 가장 힘든 길이라는 것도 들었다. 그래도... 다시 내려갈 때는 더 쉬운 길로 갔으니까... ㄸㄹㄹ

우리 팀에서 내가 거의 꼴찌였다. 다들 나 때문에 쉬는 눈치? ㅠㅠ 그래도 멈춰 주는 친구들이 고맙고 미안해서 참고 참아도... 그래도 힘든 걸 어떡해!!! 이런 망할 저질체력 ㅠㅠ

슬슬 첫 목적지인 보리암이 보였다.

일단 보리암까지는 정복.

어쩌구 저쩌구... 목조관음보살좌상이란다. 나도 제데로는 안읽어봄 흠흠

아쉽게도 날씨가 첫날만큼 좋진 않았다. ㅠㅠ 정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높이 올라온 듯한 느낌...

보리암은 태조 이성계가 100일 기도를 드리고 조선을 건국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절이라고 한다.

저 아래 보이는 시골마을. 하지만 다랭이나 두모는 아니다.


다시 올라가야지... 705미터 높이의 정상으로!!! 그랬다가 다시 두모계곡입구로 갈 것이라는 가이드 아저씨의 손. ㅋㅋㅋ

ㄱ...그리고 드디어... 금산 정복!!!!

아무것도 달라 보이지 않는 건 착각이오

깨알만하게 산 중턱에 보이는 보리암. ㅋㅋㅋㅋㅋ

정상이다ㅏㅏㅏㅏㅏ

정상이오오오오

정상에 오르니 해가 잠깐 반짝 나서 급히 찍은 사진 ㅎㅎ

그렇게 긴 여정(?)을 마치고 내려와 그대로 민박에서 뻗었다. 어느새 일어나보니 셋째날

두모는 농촌이기도 하지만 작은 부두가 있어 낚시도 하는 어촌이기도 하다! 그래서 낚시를 하러 나섰다.

워후 남해다

남해남해

지금 보니 이 날은 날씨 꽤 괜찮았네...

물고기는 뭐.. ㅎㅎㅎ 친구들 서너 마리씩 잡고 있을 때 나는 쬐끄만 물고기 겨우 한 마리 잡고 놓아줬다가 조금 더 큰 한 마리 잡고 낚시가 끝났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낚싯배에서 내려 부두를 걸어오는데 뛰어가던 귀여운 혼혈강아지. 사람들이 똥개 똥해 하지만 그래도 사람시끼든 개시끼든 혼혈이 이쁘다... 하앍 눈좀봐

그 다음에는 바로 카약킹을 하러 갔다. 당연히 사진은 없음... 전에 중학교에서도 카약킹을 종종 했었지만, 실제로 바다에서 한 적은 처음이었다. 파도도 생각보다 높고, 그 바람에 바닷물에 입과 물을 마구 공격당하는 것도 겪어 봤다. 어우 짜 어우 아퍼

그렇게 두모 마을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다음에는 또 다른 산을 오르러 갔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버스로 절 문 앞까지 데려다 줘서 100여미터만 오르막길을 올라 또다른 절에 도착했다. 절의 이름은 공교롭게도 용문사!!! ㅋㅋㅋㅋㅋ 은행나무로 유명한 그 용문사와 이름이 같지만 같은 절은 아니다.

이번 절에서는 절하는 법(의도한 개그는 아니었소), 스님과 인터뷰 등등을 하느라 많은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그저 불교를 믿으시는 아빠를 따라 몇몇 절에 가본 게 다였던 나에게는 꽤나 새로운 경험이었다.

절에서 내려와 이번에는 다랭이 마을로 향했다. 다랭이는 규모가 작은 밭을 뜻한다는 순우리말이란다.

마을 회관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은데... 벽에 걸려 있는 이 시가 눈에 띄었다.

처음에 친구들과 읽고 왠지 모르겠지만 꽤나 웃었던 기억이... ㅡㅡ;; 하지만 이제 보니 친근하고 털털한 느낌이 확 밀려온다.

저녁을 먹고... 두 가지 할 일이 더 있었다. 1번은... 찹쌀 반죽으로 떡 모양(?)을 만들어 아주머니들께서 쪄 주시면 우리끼리 먹기. 그저 순전히 찰흙놀이 재미를 위해 마련된 활동이었던 것 같다. ㅋㅋㅋㅋ 그래도 뭐 재밌었다...

2번은 폐교에 가서 이장님께 사물놀이 배우기. 왜 굳이 폐교까지 가서 사물놀이를 배우는지는 모르겠지만... 각자 악기를 들고 5분도 안 되어 15~17 명이서 얼추 리듬이 맞으니 뭔가 뿌듯했다.

폐교에서 돌아오는 길. 어두워서 거의 아무것도 안 보였다...


한 밤 자고 나니 그제야 다랭이 마을이 눈에 들어오더라. 정말 귀엽고 왠지 모르게 정겨운 마을이었다.

길냥이들 참 많더이다...

우리 민박집의 옥상에서 보니 지붕에 꽃 무늬를 그린 집들이 꽤나 있더라. 이런 것은 처음 봐서 굉장히 신기했다.

우리 민박집의 옥상에서 보니 지붕에 꽃 무늬를 그린 집들이 꽤나 있더라. 이런 것은 처음 봐서 굉장히 신기했다.

오래되어 이제 아무도 살지 않는 집도 보이고... 저 집 나 주이소

냥이 두마리!

넷째날은 작은 밭뙤기에서 잠시 고구마를 조금 캐고, 해안 산책로를 따라 바다를 구경했다. 사실은 말이 산책로지 비탈진 등산길이다. 그래도 금산보다는 훨씬 참을 만했다 ㅋㅋㅋ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고 바다도 한눈에 들어왔다.

약 1시간 반에 걸쳐 해안산책로 정복.


'해안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찍은 다랭이 마을 팻말.

아쉽게도 내려가 보지는 못한 바닷가다. 후회가 밀려온다아...


'다랭이'다. 험한 산을 계단식 논으로 바꾸어 농사를 짓는 농촌마을 다랭이.

그날 저녁 폐교의 운동장에서 운동회 비슷하게 릴레이 시합, 가위바위보 대결, 줄다리기 등등을 신나게 하고 나서 모닥불을 피우고 다들 둘러앉았다. 우리 학년이 60~70명이 채 되지 않으니 다들 얼굴이 보일 거리다.

정말 즐겁게, 알차게 놀았다.

이렇게 다 함께 닷새간 부대끼며 살다 둘러앉은 그 순간은 절대 잊으면 안 될 추억으로 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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